내일 모레가 경칩이라지만 아직 바람이 차다
쫓겨가는 겨울의 긴 그림자를 밟고 서해로 간다
"날씨 한번 더럽게 좋구나/ 속 뒤집어 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 어쩌자고 봄은 오는가‥‥"
최영미 시인의 '어쩌자고' 시 한 구절을 입에 담는다
'사랑이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리는 줄은 몰랐다.'
-미술관 옆 동물원
'항상 몇 년 뒤의 내 나이를 생각해보면 끔찍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됐을 때 담담할 수 있는 건
나이를 한살씩 먹어서인가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거든'
뻘밭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발을 뺄수록 점점 더 빠져든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