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삶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비우고 비워
바다가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대 떠난 자리
덩그러니 소나무 한 그루
그때처럼
하늘도 울고 바다도 울고
내 마음도 울고있지만
그렇지만
그 바다를 다시 볼 수 있는 나는
그대보다 더 행복한지도 모릅니다.
2012년 여름 태풍으로
그 바닷가에서 바다를 지키던
소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말았습니다.
마치 그대와의 이별을 예견한 듯
이제 소나무도 당신도 떠나고
바다와 나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