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청도 운문사 악착보살

까치놀 2013. 2. 17. 20:01

 

 

 

 장엄한 솔밭길이 산문인 운문사는 그 솔바람 타고 경내에 들면

 비구니스님들의 그림자만 있을 뿐 발걸음도 말소리도 없다.

오직 고요뿐.

 

비로전 법당 대들보에 걸린 반야용선에 악착보살이 한가닥 밧줄을 붙잡고  매달려 있는지 천년, 얼마나 힘들까?,

악착(齷齪), 이를 앙다문 상태라는 뜻으로, 아득바득 기를 쓰는 태도가 매우 끈덕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생에 기필코 성불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악착같이 정진하는 모습을 뜻하는 것으로

수행자로서 일념으로 한 길만을 걷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어느 날, 마을 근처에 지장보살이 인도하는 반야용선이 도착했다.

자식들과 눈물의 이별에 시간을 너무 보낸 한 보살이 뒤늦게 반야용선에 다다르니 이미 배는 떠나가고 있었다.

다행히 멀리가지 않은 용선에서 내려 준 밧줄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극락정토로 가는 길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밧줄을 꼭 잡은 악착같은 보살.

 

악착보살과 함께 수백 년 절집을 지켜온 마당의 누운소나무 위로 바람이 스친다.

세월의 바람소리가 문득 맑은 영혼을 일깨운다.

악착같은 수행을 통해 어서 성불하라는무언의 법문을 들려준다.

맑디맑은 절집, 청도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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