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문(眞空門)
入 此 門 內莫 存 知 解(입차문내막존지해)
이 문 안에 들어오면 알음알이를 내지 마라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도록 바람도 숨죽여 지나간다는 동방제일의 수행도량 태고선원
조계종풍의 근거지, 한국불교의 정신적 지주 희양산 봉암사
진공문 안쪽으로 曦陽山 門 太古禪院(희양산문태고선원) 편액이 보인다.
‘철수개화(鐵樹開花) 화중생연(火中生蓮)’.
쇠로 된 나무에서 꽃을 피워내고, 불 속에서 연꽃을 자라게하는
눈 푸른 납자들의 수행도량
1년에 한번, 부처님오신날만 산문을 여는 조계종 선풍(禪風)의 자존심
신발에 묻은 먼지까지 털어냈지만
나를 비울 줄 몰라
차마 진공문 너머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복을 지어야
어느 생에 저 마룻바닥에라도 앉아 볼 수 있을까
"바람이 불면 풀이 스스로 흔들린다"는
조실스님의 법문만 가슴에 담고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