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단정히 입은 여학생도 같고
세련된 모습은 우아한 아가씨 같기도 한
다시 돌아보면 질박한 미감은
가르마 곱게 탄 옛 시골 누이 같아라
천 년 소망을 안고
빈들에 홀로 선
담양 읍내리 5층 석탑(보물 506호)
그리고 절 입구에 서 있었을, 지금은
고개 들어 찾아야 겨우 보이는
제 모습을 다 갖춘 석당간 (보물 505호)
고요함을 더 고요하게 하라고
사람들은 곁 메타세콰이어 기로수 길과
관방제림, 바람에 일렁이는 대숲만 구경하고
홀딱 국수 한 그릇, 톡 계란 한 알 까먹고
휭하니 발길을 돌리더라
(담양 들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