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옥잠화

까치놀 2020. 5. 18. 12:40

 

 

어머니는 새벽이면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 앉으셔 동백기름 바른 머릿결을 챈빗으로 곱게 빗고 쪽진 머리에 하얀 옥비녀를 꽂으셨다. 나는 그런 모습의 어머니가 좋아 늘 등에 업혀 어머니의 냄새를 맡곤 했다. 나이 드셔 옥비녀가 무겁다며 하얀 스탠 비녀로, 그러다 아예 단발하고 파마를 하셨다. 나는 다시는 맡을 수 없는 어머니의 냄새가 그리워 속으로 울었다. 사랑했던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은 신비한 사랑의 힘으로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한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내 마음속에 담아두는 일인가 보다. 그리움 때문에 가슴이 저린 것은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날이 있었다. 살다 보면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 있었다. 나이 들어갈수록 왜 이리 어머니가 보고 싶은지, 그리고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어머니의  살 냄새를 맡으며 응석 부리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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