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햇볕을 등받이하고 나무 아래 앉아 詩를 읽는다.
아직 커피 향이 남아있는 잇새에 넣고 자근자근 詩語를 씹으며 詩를 읽는다.
좋은 詩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처럼, 나를 들뜨게 한다
詩가 이렇게 아름다운 거였어!
詩가 인생이고 삶이란 걸 잊고 살았는데
詩는 때로는 위로가
때로는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어떤 詩는
마치 내 마음을 읽은 것같이
아니 나보다 더 나다운 말을 절묘하게 찾아 들려준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노래 한 소절에 푹 젖어 가게 앞에 멍청이 서 있듯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 중 어느 하나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는 것 같이
오돌오돌 씹히는 詩語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