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그 크기의 편안함.
무위사 극락전 앞은 탑도 석등도 없는 그래서 환하고 정갈하고 시원하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배례석에서 예를 갖춘 다음 부처님의 사자후를 듣기에 알맞은 크기의 비어 있되
비움으로써 채움을 얻는 곳, 그곳이 무위사 극락전 앞 마당이다.
한 천년 피어있었을까?
이 마당의 세월과 깊이를 더해주는 빈 마당을 지키는 조그만 배례석 하나,
그리고 그 위에 활짝 핀 연꽃 한 송이.
공손히 3배 올리고 연꽃 위에 이마를 맞대고 고개를 쳐드니 아미타불의 미소가 환하다.
욕심도 걸림도 다 내려놓으라고 웃음으로 맞이한다.
정갈하고 검박한 욕심을 여윈 광대무변의 극락정토는 저런 모습일까?
배례석 위에 쏟아진 햇살이 단청 벗겨진 빗살 창호를 비집고 법당 안을 비추자
순간 불좌 위 정자(井字) 천장 칸칸이 피어난 꽃들이 허공에서 춤을 춘다.
‘이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 만수사꽃과 마하만수사꽃이 비 오듯이 내리어 부처님과 모든 대중위에 뿌려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