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지리산 천은사

까치놀 2015. 3. 19. 09:10

 

 

"… 그대 들려줄 한 줄 시도 못쓰고

기억 속으로 차가운 안개비만 내린다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 가슴 저미는 그리움 쌓이고… "

젊은날 불렀던 박정수의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노래가

뜬금없이 종일  내리는 안개비 속에 살아난다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젊은 날의 꿈이 서린 곳 

지리산 종주의 초입이었던 천은사

깊은 골짜기에도 멈칫멈칫 봄이 오고 있었다

천은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덕운스님이  지었다는 얘기와

9세기 중반 도선국사가 세웠다는얘기가 전해지나 정확치 않고.

고려 충렬왕으로부터 '남방제일선원'이란 칭호를 받을만큼 융성했지만

임진왜란과 짖은 화마로 중창과 소실을 반복하다

1774년  혜암선사에 의해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천년 고찰 천은사에는 아미타후불탱화 등 보물 3점과

여러 점의 지방문화재가 있다

천하제일의 물맛으로  옛날에는 감로사라 했다지만

샘을 지키는 구렁이가 밖으로 나왔다가 사람의 돌팔매에 죽은 후

물줄기가 끊겨 샘이 숨은 절 천은사(泉隱寺)로 바뀐 뒤

화마가 끊이지 않자 조선 명필 윈교 이광사를 초청해

마치 물이 흐르 듯 水氣를 불어넣는  水體의 글씨로 쓴

현판을 일주문에 단 뒤로 화재가 끊겼다 한다

지금도 가만히 일주문 기둥에 귀를 대면

글씨에서 나는 신운(神韻)의 소리인지

수홍루 밑을 흐르는 물소리인지 가슴을 적신다.

 

물안개 덮힌 절집과 산천이

막 손질한 할머니 비녀 찌른 머리처럼

단정하고 기품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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