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그 장엄한 흰색의 드라마

까치놀 2013. 12. 19. 12:03

 

 

조선조 중기 문신 난재 채수(蔡壽, 1449-1515)가 눈 내린날 아침

그의 5살 손자 무일을 업고 마당에 나갔습니다

난재가 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이라고 하자

등 뒤의 손자가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이라 했다 합니다.

 

  개가 달려가니 매화꽃이 떨어지고 (狗走梅花落 )

닭이 걸어가니 댓잎이 생기는 구나(鷄行竹葉成)

 

새벽녘 대문을 열고 눈 쌓인 골목을 보니

먼저 다녀간 무언가의 발자국 옆으로

알 수 없는 발자국이 건너갔습니다.

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이렇게 한 해 모두 하얗게 칠하고

마감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격한 감정에서 오는 게 아니라

차분히 아련하게 밀려오나 봅니다.

이아침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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