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중기 문신 난재 채수(蔡壽, 1449-1515)가 눈 내린날 아침
그의 5살 손자 무일을 업고 마당에 나갔습니다
난재가 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이라고 하자
등 뒤의 손자가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이라 했다 합니다.
개가 달려가니 매화꽃이 떨어지고 (狗走梅花落 )
닭이 걸어가니 댓잎이 생기는 구나(鷄行竹葉成)
새벽녘 대문을 열고 눈 쌓인 골목을 보니
먼저 다녀간 무언가의 발자국 옆으로
알 수 없는 발자국이 건너갔습니다.
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이렇게 한 해 모두 하얗게 칠하고
마감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격한 감정에서 오는 게 아니라
차분히 아련하게 밀려오나 봅니다.
이아침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