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수채화

까치놀 2014. 1. 21. 17:03

 

 

 

한겨울

그 하얀 속살을 만지작거리며

눈 쌓인 겨울 강가를 걷고 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는 새벽

학교에 가는 자식 발 시릴까 봐

아궁이 곁에 운동화를 놓고 따뜻이 데워주셨습니다.

오리 길을 단숨에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당신의 사랑 덕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당신이 계셔 겨울이 춥지 않았음을

세상이 아름다웠음을

그때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가슴에 당신이 심어둔 꽃씨 하나 껴내

살짝 제 자식의 주머니에 넣어주었습니다

녀석도 저처럼 따뜻한 겨울을 살라고.

 .(보성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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