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그 하얀 속살을 만지작거리며
눈 쌓인 겨울 강가를 걷고 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는 새벽
학교에 가는 자식 발 시릴까 봐
아궁이 곁에 운동화를 놓고 따뜻이 데워주셨습니다.
오리 길을 단숨에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당신의 사랑 덕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당신이 계셔 겨울이 춥지 않았음을
세상이 아름다웠음을
그때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가슴에 당신이 심어둔 꽃씨 하나 껴내
살짝 제 자식의 주머니에 넣어주었습니다
녀석도 저처럼 따뜻한 겨울을 살라고.
.(보성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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