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디젊은 날에는
잎과 꽃이 서로 못만나서
서럽고 아프기만 하더니
"내 먼저 가서 당신이 꽃 피울 자리 살펴 둘게요
당신은 고운 모습으로 그 곳에 와 주세요"
한 세상 살고 보니
그 기도의 말씀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안 보이던 것 보이고
안 들리던 것 들리고
이렇게 나이 먹어 감이
또 다른 행복임을 늦게야 알았습니다
누가 봐주건 안 봐주건
누가 들어주건 안 들어주건
누가 뭐라 하던 안 하던
나는 그저 꽃을 피워내는 일만 할 뿐
지난 뜨거운 8월의 어느날
잎 진 자리에 꽃대 올려
상사화꽃은 그렇게 피고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