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상사화

까치놀 2015. 9. 16. 12:35

 

 

젊디젊은 날에는

잎과 꽃이 서로 못만나서

서럽고 아프기만 하더니

"내 먼저 가서 당신이 꽃 피울 자리 살펴 둘게요

당신은 고운 모습으로  그 곳에 와 주세요"

한 세상 살고 보니

그 기도의 말씀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안 보이던 것 보이고

안 들리던 것 들리고

이렇게 나이 먹어 감이

또 다른 행복임을 늦게야 알았습니다

 

누가 봐주건 안 봐주건

누가 들어주건 안 들어주건

누가 뭐라 하던 안 하던

나는 그저 꽃을 피워내는  일만 할 뿐

 

지난 뜨거운 8월의 어느날

잎 진 자리에 꽃대 올려

상사화꽃은 그렇게 피고 졌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은  (0) 2015.12.06
꽃무릇  (0) 2015.09.16
패랭이꽃  (0) 2015.09.09
달개비꽃  (0) 2015.09.08
주황  (0) 201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