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 녀석

까치놀 2015. 4. 10. 16:03

 

 

 

눈맞춤은

서로 눈빛을 나누는 것으로

 한 순간에 마음을 읽고  나누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마음을 눈으로 어루만지듯이

 마음을 담아서 바라보면 그만이다

 

하얀 얼굴에 진달래 볼을 하고

진달래꽃술처럼 긴 속눈썹을 깜박이며

쉬는 시간이면 내 곁 의자에 앉았다 가던

예쁜 녀석이 있었다

눈빛만으로도, 숨소리만으로도

그 녀석의 얘기를 읽을 수 있었다

녀석은 책상 위에 꽃도 꽂아놓고, 책 표지도 싸주고 

고마움에 답하며 高3의 숨 막히는 과정을 

잘 이겨내 지금은 멋진 의사선생님이 되었다.

벌써 20년 전, 내 여고 교사 시절

나를 감동 시킨 멋진 녀석 중 하나이다

 

지금은 어떤 눈빛을 하고 있을까

호수에 담긴 진달래의 고운 모습처럼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

잊고 산지 참 오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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