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피었구나

까치놀 2025. 4. 10. 09:10

 

어디서 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시골집 토방 아래, 물기도 없는 푸석한 땅에 뿌리 내린 제비꽃이 연보랏빛 꽃봉오리를 내밀었다.

어찌 넓고 넓은 세상 다 두고 하필이면 이 자리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봄볕 아래 나부죽이 꽃망울을 틔우고 있는 제비꽃이 참으로 고마웠다.

제비꽃은 가끔 불어오는 봄바람에 줄기와 잎을 내맡긴 채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시간은 햇빛처럼 반짝인다.

신비롭다. 가슴을 열고 안아보고 싶다.

보는 내 영혼까지 맑게 한다.

세상 모든 만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눈에 보이는 세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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