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갯머위꽃

까치놀 2020. 11. 6. 17:24

 

서남단 가거도 늦가을,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거친 파도에 실려 온 강한 바람에 옷깃을 세우고 바다 앞에 선다. 나무도 풀도 사람도 바람에 흔들리는데 길섶, 산자락에 꽃을 피운 갯머위는 바람 앞에 의연하다. 생기 있던 식물들이 하나둘 빛을 잃어가는 스산한 이 계절, 갯머위는 윤기 나는 넓은 잎 사이로 곧추 자란 꽃대를 세우고 향기까지 좋은 꽃을 줄줄이 피우고 있다. 섬 어디를 가도 온통 노란 갯머위꽃 천지다. 꽃말이 '한결같은 사랑' '다시 찾은 사랑'이라 더라.

후박나무 아래 심어놓은 것처럼 군락을 이루며 섬을 밝히는 갯머위꽃, 반짝이는 잎 위에 어느 전위예술가의 솜씨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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