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수줍은 아가씨의 가녀린 몸매 같은
버드나무 가지의 여린 새싹에서
오나봅니다
동면에서 깨어나 봄의 환희를 느끼는 듯한
버드나무의 휘휘거림은 영낙없이
선율은 단순하지만
흐르는 듯 경쾌하고 낭만적 몸놀림으로
마치 멘델스존의 봄노래 무언가를 듣는듯 합니다.
멘델스존은 노래는 노래인데 가사가 없는 노래
가사가 없이도 음악만으로도 말 이상의 뜻을 나타낸 노래
즉 피아노의 선율만으로 노래한 '무언가'를 49곡이나 썼습니다.
어떤 사물을 표현하면서 가사 없이도 오로지 음의 소재만으로도
그 표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입니다.
‘songs without words(말이 없는 노래)’를 무언가(無言歌)로
써놓으니 정말 무엇인가 뚤렁해집니다.
"해질 무렵, 무심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에 손을 얹으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려보고 싶은 가락이 떠오른다."
슈만은 멘델스존의 '무언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봄이 오나 봅니다
연초록 하늘거림의 멋진 가락을 타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