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억새꽃

까치놀 2013. 10. 20. 15:37

 

 

가을 햇살 속에 은빛가루 흩날리며

바람 앞에 몸을 맡긴 억새

스러지고 일어났다 다시 스러지는

연약한 몸놀림

갈대꽃의 몸놀림으로 가을이 익어간다.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아름다운 사랑도 때가 되면 저문다는 것을.

지금 아름다운 것들도 언젠가는 푸석푸석한 잡초가 된다는 것을.

여린 손끝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늘게 속삭인다.

사랑하고 싶어 하는 지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지금,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무등산 억새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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