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절집의 뒷간에 앉으면 다리가 후들후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슬아슬
바깥 바람이 휙 밑을 스치고 지나면
개운하길 어디 비데에 비하리요
생태적인 뒷간을 얘기할 때 흔히
선암사 뒷간을 들지만
그보다 훨씬 더 멋진 곳이
남원 실상사 뒷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무창살 밖으로 멀리 보이는
푸른 산천과 지리산 천왕봉
앉아보면 앏니다 그 모습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위용 있고 가슴 벅찬지
뒷 일 보는 것은 다음 입니다
멀리 하얀 구름 머리에 인 천왕봉이 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창문 밖에 내걸고 있는 실상사 뒷간
시원합니다
아래도 위도 마음도
다 붕 떠 하늘을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