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흰진범꽃

까치놀 2025. 7. 20. 20:01

 

칙칙한 녹음이 우거진 한여름 숲속 가장자리

비스듬히 휘어내린 줄기 위

하얀 궁둥이에 연한 분홍을 닮은

작은 오리들이 조롱조롱 매달려

 

스치는 바람에

금방 파르르 날아오를 듯

고요 속에서 더욱 빛난다

 

소근소근

바람의 속삭임으로 피어난 꽃

썩 화려하지도, 향기롭지도 않지만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용히 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