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귀신사 석수
까치놀
2013. 4. 2. 23:06
금산사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몇개의 돌계단 위에 조촐이 앉아있는
한 때는 금산사를 말사로 거느리고 호남평야를 관장하던
신라 화엄십찰 중의 하나였던 귀신사(歸信寺)
천년의 영화도 잠깐
두 번의 왜난으로 황폐해진 중생의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대적광전 안에는 법당이 터져나갈 듯, 흙으로 빚은 삼존불이 가슴을 열고
네 작은 눈으로 나를 담으려 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마음의 눈으로 나를 보라고 타이르고 계신다
법당 뒤 탑전 곁, 개처럼 생긴 사자가 엎드려 등위에 제 양근(陽根)을 또 양근을
도량이 구순혈(狗脣穴)로 구순의 음기를 누르기 위해 풍수비보적인
불교와 민간 신앙이 어울린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곳
아낙들은 쌀 한 되박을 퍼가지고 와 부처님께 절하고
이 양물을 만지며 아들 낳기를 빌었을 것이다
귀신사는 시골 무지렁이들과 부처가 하나가 되어
가슴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장 서민적인 절집이다.
(대적광전 보물826호, 삼층탑 부도 석수 지방문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