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쑥부쟁이

까치놀 2024. 10. 6. 23:04

 

아끼는 후배 시인이 일곱번째 시집을  보내왔다

세상이 뭐라하든 두리번대지 않고 뜨거운 내열로 여백을 노래하는 시인의 시에서는

가을 산행에서 만난 외로운 쑥부쟁이 냄새가 난다

 한 줄의 시어에도 그 사람의 영혼, 그 깊이와 수준, 삶 전체의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삶은 신기루를 좇다  허망해지기 마련

 

종점으로 가는 시간은 정확했고

우리 삶은 늘 재촉당한 듯 내몰렸다~"

 

두 번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다들었던 시인의 시는

지독한 외로움을 품고 있어 입술로 소리 내어 읽을 때 마다 마음 한 켠에

시린 가을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시인의 시선은

영낙없는 쑥부쟁이 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