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가던 길 멈춰서서

까치놀 2016. 4. 3. 22:12

 

 

 

 

 

 

 

 

 

 

그 봄 참 곱게 피었습니다. .

 피어나는 꽃들은 저마다 그리움을 안고 피나 봅니다.

피어나 세상이 환해졌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진한 향기가 배어날 것 같은

저 연분홍, 언제였던가 잠들어 있던 시간이 고개를 들고 일어납니다.

추억을 만지듯 조심조심 분홍을 만집니다.

사랑은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의 싯구가 생각납니다.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가던 길 멈춰서서 잠시 주위를 돌아볼 틈도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기억은 정말 이상해 어떤 순간에 과거 어떤 일이 무슨 특별한 일도 아닌데

문득 떠올라 가슴을 가득 채웁니다. 삶은 특별하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들이 만든 시간의 무늬들 아닌가 합니다.

가던 길 멈춰서서, 스쳐가는 것들에게 머물러 있는 것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며 생각합니다.

어쩌면 과거를 추억하는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그리워지는

옛 시절이 될거라고.

누군가를 뭔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항상 긴장되고

가슴을 조이게하고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생각은 물결처럼 출렁입니다.

진주 금산 금호지에 봄이 한창입니다.

봄햇살에 반짝이는 진주 한 알

참으로 영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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