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무등산 서석대
까치놀
2013. 2. 23. 23:34
광주 1187번 시내버스를 타고 무등산에 오른다.
교통이 편리한 증심사 쪽도 좋지만 역시 무등의 속살을 느끼려면 원효사 쪽이 좋다.
다정다감하고 푸짐한 전라도 인심 같이 후덕한 산 무등산
세상의 시름 아픔 다 안고도 눈 하나 깜작하지 않은
어머니 같은, 이미 엄니가 되어버린 산,
장불재 올라 입석대 서석대 지나면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3봉우리가 어깨동무하고 있는 1187m 정상.
흔히 높고 낮음으로 산을 헤아리지 말라 해 무등산이라 한다지만,
천지인 삼계(天地人 三界)로 이루어진 소우주를 담고 있는 산,
그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다는 무등(無等)에서 무등산이 되었으리라 .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제단처럼 생긴, 입석대 서석대 광석대의 주상절리.
중생대 백악기인 1억만년 전부터 6천만년 전 사이에 생겨났다는 그 오랜 시간 견뎌온
땅과 하늘을 잇는 다각형의 돌기둥들.
경외감을 자아내는 자연 앞에 우리의 삶은 얼마나 초라하고 순간인지 모른다.
천연기념물 465호, 머지않아 세계유산이 될
국립공원 무등산, 우리 모두의 산.
“높지도 낮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를 평등하게
이 하늘아래 뿌리박고 서서
아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 견디었구나.”
(김규동 시인의 시 ‘무등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