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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잔다
까치놀
2015. 9. 20. 20:13
대주혜해(大珠慧海)선사에게
한 스님이 공손히 법을 구한다
선사님, 어떤 것이 삿된 것이고 어떤 것이 바른 것입니까?
마음이 물건을 따르면 삿된 것이고, 물건이 마음을 따르면 바른 것이니라.
선사께서도 도를 닦을 때 특별한 공력을 들이십니까?
당연하지.
그럼 어떻게 공력을 들이십니까?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잔다(饑來喫飯 困來卽眠)
그거야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닙니까?
나는 다르다.
어떻게 다릅니까?
사람들은 밥 먹을 때 밥만 먹지 않고 온갖 것을 다 따지고
잠잘 때도 잠만자지 않고 온갖 생각을 다 하지만
나는 밥 먹을 때 밥만 먹고
잠잘 때 잠만 잔다.
혜해선사(?~842)는 당나라 때 스님으로
대주용공(大珠用功) 또는 기래끽반(饑來喫飯)이라 하는
평상심을 설파한 유명한 선문답을 남기셨습니다.
고불총림 백양사 율원인 청류암 앞 뜰에
마지막 여름이 남아있습니다
향긋한 차향이 가을바람을 타고 여름의 문을 닫는
초가을 한낮
스님의 붉은 마음 한 조각 뜨겁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