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마고할미
'지리산 천왕봉은 예부터 경배의 대상으로 이곳에 봉안된 천 년 전
성모상의 영험함에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여기 천왕성모의 또 다른 친근한 이름인
마고할미를 세워 국태민안의 발원 터로 삼고자 한다.'
함양군 휴천면 오도제 아래 천왕봉을 마주한 자리에
성모상을 모시면서 써 놓은 글귀다.
왼쪽에 하봉이 중봉과 천왕봉은 가려 보이지 않고 오른쪽에 제석봉이
성모상 너머 저 멀리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본래 천여 년, 그 훨씬 전부터 천왕봉에 모셔진 성모상은
수 많은 수난을 겪으며 지금은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천왕사(天王寺)에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4호 지리산 마고(麻姑) 할미로
부르며 지리산을 지키며 모셔져 있다.
"할미는 ‘한+어미’의 합성어이다.
‘한’은 ‘크다·많다·위대하다·성스럽다’ 등의 의미를 지닌 순수한 우리말이다.
그러므로 ‘한어미’는 ‘위대한 어머니’, 곧 ‘성모’, ‘신모’를 뜻하며, ‘마고할미’는 ‘마고성모’, ‘마고신모’의 의미가 되겠다.
설화 속 마고할미의 가장 주된 행위는 돌을 가져다 항상 성을 쌓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비록 설화의 형태로 전승되어 왔지만
천부단(적석제단)을 쌓는 전통이 고스란히 설화 속에 흔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마고할미이야기가 전국적으로 분포 전승되고 있다.
이는 우리 한국인들이 지니고 있는 마고성에 대한 염원의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천제단을 쌓아 천제를 지낸 오랜 전통은 지금도 정상의 곳곳마다 적석제단을 쌓는 관습으로 남아 전한다.
태백산 천제단(마고탑)이나 부산 장산의 천제단과 마고당,
지리산 노고단(‘노고’는 마고의 이칭임) 등이 대표적인 유적으로 남아 있다.
등산로 곳곳에 쌓여있는 돌탑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에서 오늘날 한국인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겠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마고할미가 쌓았다고 하여 마고산성이라 부르는 산성이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경기도 양주의 노고산성(마고성), 충주의 마고산성, 거제의 마고산성, 양산의 마고산성 등이 그것이다.
용인에서는 할미산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모두 ‘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인의 유전자적 정보 속에 남아 있는 마고성에 대한 그리움,
복본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의 흔적이라 여겨진다."고 석상순 박사는 말한다.
마고할미는 태(胎)를 점지하는 삼신(杉神)할미라 부르는데,
곧 산신(産神)을 말 함이라 한다.
지리산의 마고할미상은 인류의 조상이며 태(胎)를 주관하는
삼신(杉神)인 마고할미상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지리산의 노고단은 마고할미에게 제사지내는 곳이라는 뜻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