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감은사지 삼층석탑

까치놀 2015. 4. 1. 09:43

 

(국보 112호 감은사지 석탑)

 

 

리 궁전처럼 맑고 투명한 하늘가에

 삐쭉한 쇠 찰주가 하늘을 찌를 듯이 동서로 마주하고 서있는 감은사지 삼층석탑

볼수록 잘 생겼다. 잘 생겼다기보다는 당당하고 기품 있다.

 빼어난 장식은 없지만 무게감 있는 엄숙한 모습으로 동해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높이 13m, 노반석을 뚫고 탑신부에 꽂혀있는 쇠 찰주만 해도 그 높이가 3.9m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석탑 중 가장 크다.

 긴 세월 전각은 사라졌지만 금당 터 양편의 삼층석탑은

문무대왕의 호국충정과 부왕의 은덕에 감흥한 아들 신문왕의 마음이 배어나는 듯

 서로 마주하는 눈빛이 따뜻하다.

어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역사이겠는가.

감포의 시원한 봄바람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들판에

 두 탑만 덩그러니 서 어서 오라 손짓한다.

 빈터가 안고 있는 얘기들에 귀 기울이면

 1300년 전 신라 사람들이 만들어 낸 생동감 있는 문화와 보이지 않은 숨결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오직 불심 하나만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탑

그 탑 주위를 돌아본다.

소원을 빌며 탑돌이 하는 신라사람들의 웃음 띤 순박한 얼굴들이

 곁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해 자꾸 뒤가 돌아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