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래 된 사진 한 장

까치놀 2014. 4. 25. 11:36

 

(제주 아부오름에 피어있는 탱자꽃)

 

물비늘 곱게 반짝이는

탐진강 자라번지 강둑 너머

집 뒤  탱자꽃 환하게 피어나는

조그만 기와집에 살고 있는

 예쁜 소녀의 사진 한 장

 

하얀 포플린 블라우스

검은 주름치마

갈래머리

입가엔 단정한 웃음 하나

 

사진은 말 없음으로 말하는

침묵의 언어인가

 

귀퉁이도 닳고 색도 바래 사진도 늙어 가고

이젠 그 집도 탱자꽃도 사라지고 없지만

하얀 바람개비 탱자꽃만 가슴에 피어

진한 향기 눈시울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