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땡감나무

까치놀 2014. 2. 2. 00:53

 

 

 

집 앞 화단 가

저 홀로 뿌리내리고 싹 틔워 2층 높이보다 더 키 큰 땡감나무

저걸 어쩌나 30년도 더 괘념했는데 날 달래기라도 하듯

봄이면 수북이 감꽃 피고 열매 맺어

잎 떨어진 늦가을부터 빨간 등불을 켜고 

외로운 하늘을 지키다 온 동네 새들 불러 

한 겨울 크게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배고픈 생명들 먹이는 모습 바라만 봐도

흐믓하고 내가 배부르다.

사람들은 맛있는 것 저 혼자 감추고 먹는 데

새들은 친구 불러 노래하며

왁자지껄 법석을 떤다.

며칠 지나면 새들 노래도 끝나고

푸석한 가지 안쓰러워

어찌 하늘 쳐다볼꼬, 괜히 미안해진다.

(2014. 2.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