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귀나무꽃

까치놀 2013. 7. 24. 18:32

 

 

참 곱기도 하다

희고 짧은 비단실 끝을 홍자색 코치닐 물에

살짝 묶어 한 번, 한 번 더

 그렇게 물들이면 저렇게 고운 색이 나올까?

 

가지를 중심으로 작은 잎들이

낮에 마주하다 밤이 되면 제 짝을 찾아

서로 포옹하듯 잎을 접는다 해

합환목, 합환화, 합환피…

그래 신혼부부 창가에 심으면

금실이 좋아진다나

 

'자귀나무꽃이 유월도 가장 뜨거운 날

왜 그리 곱게 피는지 너무 늦게 깨닫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이별과 오랜 이픔을 거치면서'

(도종환의 시, 자귀나무꽃을 찾아서 일부)

 

유월의 진함을 칠월 중순까지 기다려준

자귀나무꽃에 감사한다

남도땅에는 진작 꽃이 져 꼬투리가 생기는데

충청도 어는 산골에 아직 꽃이 한창이다